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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뱅이의마을

허먼 멜빌, 필경사 바틀비 (보물창고, 2013) 요약 이야기는 한 변호사의 관점에서 서술된다. 화자는 부자들의 재산권을 관리하는 변호사로, 안전과 갈등 없음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화자는 두 명의 필경사(를 고용하고 있는데 그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오전 오후 교대로 발작적인 증세를 보이곤 했다. 업무가 증가하여 화자는 세 번째 필경사를 추가로 고용하는데 그가 바틀비이다. 바틀비는 다른 두 고용인과 달리 침착하고 단정한 분위기를 풍겼다. 화자는 자신의 사무공간의 구석지고 파티션에 가려 보이지 않는 자리에 바틀비의 근무공간을 마련한다. 바틀비는 먹지도 쉬지도 말을 하지도 않은 채 엄청난 양의 일을 기계처럼 처리했다. 바틀비의 출근 3일째 되던 날, 화자는 바틀비에게 필경사의 필수 업무인 필사본 검토 업무를 지시한다. 놀랍게도 바틀비는 "하지 않는 쪽을 선호.. 더보기
[전북 정읍시] 1. 기본 정보 답사일: 2021.12.22. 1. 기본 정보 정읍시는 전라북도 고창군, 부안군, 김제시, 완주군, 임실군, 순창군과 전라남도 장성군을 면하고 있다. 아름다운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이 정읍의 대표 관광지인 바람에 정읍시의 심볼에는 단풍잎이 들어있다. KTX 정차역으로 생각보다 서울에서 접근성이 좋다. 인구는 2011년 120,466명에서 2021년 106,487명으로 감소하였다. 이 중 67,904명이 동 지역(시내)에 거주하고 있으며, 38,583명이 읍면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전라북도는 6개 시와 8개 군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중 10개 시군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정읍시 또한 인구감소지역이다. 정읍에 방문했을 때에는 컨디션이 좋지 못해서 동네를 충분히 돌아보지 못하고 올라왔다. 다음에 .. 더보기
2. 왜 게으름뱅이인가. (1) 앞선 글에서 나는 '게으름뱅이의 마을'이라는 아이디어가 어린 시절 자는 것에 대한, 먹는 것에 대한, 일하지 않는 것에 대한 죄책감에 저항하여 상상적으로 구성한 대안적인 삶의 공간이자 가상의 공동체라고 밝혔다. 더 크게 보자면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구상과 고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왜 게으름뱅이인가. 이 주제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하였으나, 끝내 '게으름뱅이'라는 개념이 과연 적절한가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 아마도 이 고민은 이후에도 지속해야 할 것으로 보이므로, 이쯤에서 변화의 과정을 기록해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글로 옮긴다. 이번 글에서는 왜 처음에 게으름뱅이에 주목하였으며, 어떻게 게으름이라는 의미를 전복하고자 하였는지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그러한 전복의 시도는 어떠한.. 더보기
한병철, 피로사회 (2012) 요약 타자를 부정함으로써 자아를 확립하는 면역학적 시대였던 지난 세기와 달리, 21세기는 긍정성의 과잉으로 인한 신경성 질환(우울증, ADHD, 소진증후군 등)의 시대이다. "~ 해서는 안 된다"의 부정성으로 사회를 통제했던 규율사회와 달리 성과사회에서는 "할 수 있다"는 긍정성이 사회를 지배한다. 성과주체는 자기 자신의 경영자로서 기꺼이 스스로를 착취한다. 자유를 가장한 자기 착취는 보다 효과적으로 한계 없는 착취를 수행한다. 성과주체는 더 많은 일을 더 빠르게 처리해내는 데 유리한 주의 구조를 갖게 된다. 이로 인해 잠시 멈춰 돌이켜 생각하는 것, 주의 깊게 보는 것, 귀 기울여 듣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볼 수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이 고립된 자폐적 성과기계는 자아에 의해 질식하고 과잉행동에 .. 더보기
[전남 나주시] 15. 도래전통한옥마을 15. 도래전통한옥마을 도래한옥마을은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마을로, 마을 입구의 방문자를 위한 공중화장실도 세련된 인테리어에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다. 빛나고 청명한 날씨에 한옥마을의 골목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평안이 찾아든다. 도래마을에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고택들도 잘 보존되어 있다. 나의 경우에는 생활의 흔적이 느껴지는 일반 가정집인 한옥들에 보다 관심이 갔다. 한옥은 매력적인 주택이다. 직접 관리해야 하는 것이 단점이라지만, 그게 오히려 장점처럼 느껴진다. 직접 수리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건물 구석구석 손길이 닿고 속속들이 알고 있어 수리도 할 수 있고 보강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모든 게 다 갖춰진 집이 아니라 살면서 바꿔가는 집. 이 집은 .. 더보기
[전남 나주시] 14. 전라남도 산림자원연구소 14. 전라남도 산림자원연구소 나주 근처의 여행지로 전라남도 산림자원연구소 메타세쿼이아 길이 추천되더라. 주차장이 잘 되어 있으니 차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좋다. 도보여행 중인 나는 빛가람동에서부터 걸어갔다. 새것 냄새 폴폴 나는 미래형 도시의 경계를 넘어가면 고요한 전원 풍경이 펼쳐지는 게 신기하다. 사람도 차도 없이 한적한 길로 송림제(저수지)까지는 걷기도 좋은 길이었다. 송림제를 넘어가면 인도가 끊겨 찻길로 걸어야 하는 것이 다소 위험하다. 걸어가고 싶은 이가 있다면 참고. 전라남도 산림자원연구소 입구. 하절기에는 17시까지, 동절기에는 16시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입장료는 없다. 메타세쿼이아 길은 입구부터 산림자원연구소 건물까지 일자로 뻗어 있다. 350m 정도의 짧은 길로, 살짝 오르막이다. 내.. 더보기
[전남 나주시] 13. 지역 이슈 : 부영주택 특혜성 용도변경 신청 논란 13. 부영주택 특혜성 용도변경 신청 논란 빛가람동에서 전라남도 산림자원연구소까지 5k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느긋하게 걷기 시작했다. 육중한 건물과 아파트가 들어찬 도심 지역을 벗어나니 시원하게 탁 트인 평지 지대가 나왔다. 꽤 넓은 부지에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건립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한전 본사를 유치한 도시 근교에 에너지공과대학이 들어온다니, 광주전남혁신도시가 에너지 중심 도시로 컨셉을 제대로 잡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와서 조사해보니, 2005년 당시 연간 1,000억 원 대의 지방세 수입이 예상되어 유치경쟁이 가장 치열했다는 한전을 광주전남에 유치할 때에도,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추진하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을 관내에 유치할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죽도록 애썼겠구나 싶더라. 그러나 역시.. 더보기
[전남 나주시] 11. 빛가람시립도서관, 콘텐츠도서관, 나주공공도서관 / 12. 서점 11. 빛가람시립도서관 나주시는 시립도서관 2개관을 운영하고 있다. 영산동에 위치한 나주시립도서관과 빛가람동에 있는 빛가람시립도서관. 나주시립도서관은 전에 포스팅했던 것처럼 자료실 내부에 책 읽기 편하도록 공간이 조성되어 있고 신간코너에 흥미로운 책들이 잘 들어와 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나주시가 도서관 관리에 신경을 쓰는가 싶은 생각에, 인구 4만에 육박하는 신도시의 도서관은 어떨지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빛가람시립도서관은 빛가람동 행정복지센터 뒤편에 위치한 작은 건물이었다. 모든 건물이 메머드급으로 거대한 이 도시에 도서관만이 이렇듯 소박한 건물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의아하였다. 종합자료실은 1층에 있었는데, 공간이 생각보다 협소했다. 공간이 작은 만큼 장서량도 눈에 띄게 적었다. 2020년 1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