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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수평적 마을 호텔 - 해외사례: 이탈리아 알베르고 디푸소, 일본 이카게야 호텔, 일본 하기소 & 하나레 호텔

서울살이에 지친 도시여자가 김제에 내려갔다가

마음을 잠시 쉴 수 있게 해준 그 동네에서 살기로 결심하고서

그 공간의 느긋한 시간, 정다운 사람들, 수평으로 열린 시야,

긴장되었던 마음이 살짝 풀어지면서 자기에게 집중된 관심이 이완되어 자연스럽게 바깥으로 새 나가는 순간들을
아름다운 영상과 고운 말들로 담아낸 유투브 채널 '오느른'

다른 방식의 삶에 대한 판타지를 대리 충족해주는 아주 귀한 채널이다.

 

영상을 보다가 '수평적 마을호텔'이라는 해외 모델을 소개하시는 부분을 봤다.

지역사회가 주체가 되어 지역의 매력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모델인 듯하여 자료를 좀 더 조사해보았다.

 

 

[이탈리아] 알베르고 디푸소(Albergo Diffuso)

알베르고 디푸소는 번역하자면 분산형 호텔이라는 뜻이다. (albergo 호텔 diffuso 퍼진)

게시물마다 최초의 알베르고 디푸소 모델은 어디서 출발했느냐 하는 얘기가 조금씩 다르긴 한데,

종합해보면 1980년대 이탈리아 동북쪽 프리울리(Friuli-Venezia-Giulia) 지역의

지진으로 인해 황폐해진 마을을 회복시키기 위해

젊고 유능한 마케팅 컨설턴트였던 Dall'Ara 교수가 고안한 것이 최초의 모델인 것 같다.

알베르고 디푸조 모델로 운영되고 있는 이탈리아의 다양한 호텔들 (사진 출처: forbes.com, 참고자료 참조)

1990년대 이탈리아 남부도시 마테라 지역에서

'섹스탄치오(Sextantio)'라는 브랜드로 오픈한 알베르고 디푸조가 성공을 거뒀고,

이후 이탈리아 곳곳에 알베르고 디푸소가 등장하여 현재는 약 150개가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알베르고 디푸조 연합도 있어 세계의 분산형 호텔에 인증을 해주기도 하나보다.

아시아 최초로 알베르고 디푸조 인증을 받았다는 일본에서는

알베르고 디푸조 일본 공식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알베르고 디푸조는 단순한 숙박 서비스가 아니다.

마을 주민들의 삶이 묻어있는 방과 건물, 골목과 광장을 걸으며 마을을 폭넓게 느끼고

주민들을 마주치고 대화를 나누며 지역을 경험하는, 숙박 서비스를 넘어선 마을 경험의 총체이다.

알베르고 디푸조 모델을 최초로 고안해낸 Dall'Ara 교수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When you are hosted in an albergo diffuso, you’re not just buying into an exchange of services. You’re entering into a human relationship,”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알베르고 디푸조 모델은 세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분산형 호텔의 운영자가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논문이

2016년 12월 경제학술지인 Procedia Economics and Finance 에 게재되기도 하였다. (다운로드)

 

우리나라에서도 지역소멸의 위기에 대한 해법이자 판데믹 시대 이후 새로운 지속가능한 여행의 모델로

알베르고 디푸조를 조명하는 목소리들이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료를 찾아보니 생각보다 많은 마을 호텔들이 곳곳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사례가 제법 많아 이건 다음 게시물에서 정리하겠다.

 

 

 

[일본] 야카게야 인&스위트 / 분산형 마을호텔 '하나레(HANARE)'

야카게야 인&스위트

알베르고 디푸조의 인증을 받았다는 일본 호텔은 오카야마현의 야카게야 인&스위트 이다.

호텔이 위치한 오카야마현(県) 아카게쵸(町)는 17세기부터 19세기 후반까지

도쿄로 가는 각지의 사무라이들의 여행길의 숙박지로 이용했던 마을이라고 한다.

문화재로 지정된 호화로운 고택들이 있어 시설 내부를 견학할 수도 있단다.

반면 홈페이지나 지도만 봤을 때는 제휴 숙소를 이용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닌가? 하고 생각되긴 하는데,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구체적인 운영방식까지는 모르겠다ㅠ

알베르고 디푸조 타운 맵 이미지 (출처: 야카게야 인&스위트 홈페이지)

 

분산형 마을호텔 하나레(HANARE)

국내에 분산형 마을호텔로 보다 유명한 것은

일본 도쿄도 다이토구 야나카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하기소(HAGISO)와 마을호텔 하나레(HANARE) 이다.

마을호텔보다 먼저 조성된 복합문화공간 하기소에서 프론트 및 로비의 역할을 수행하고,

여기서 체크인한 숙박객은 프론트에서 제공하는 지도에 표시된 숙소와 식당, 목욕탕 등

마을 곳곳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찾아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마을 전체를 경험할 수 있는 것.

분산형 호텔의 동선이 자연스럽게 마을 전역에서 소비를 발생시키며 지역 활성화의 모델로 손꼽히고 있다.

 

하나레 호텔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러한 모델이 외부에 의해 기획되어 마을에 적용된 것이 아니라,

마을 구성원들이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분산형 호텔을 구상하고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자발적으로 주도했다는 데에 있겠다.

 

 

 

 

 

[참고자료]

시골 버려진 집이 고급 호텔로! 그 놀라운 변신을 이탈리아에서 찾았다 (2021.01.26.)

[호텔앤레스토랑][이효상의 Hotel Architectural Design Guide] 한국 로컬호텔의 지향점 II - 지역과 상생하는 수평적인 호텔 (FLAT HOTEL) (2019.12.13.)

[Forbes] Alberghi Diffusi Are The Most Sustainable Hotels In Italy — Here’s Why (2021.01.27.)

[호텔앤레스토랑] 서민 동네에 활력을 불어넣는 복합문화공간 하기소(HAGISO) & 분산형 호텔 하나레(Hanare) (2020.02.06.)

[호텔뉴스] 복합문화공간 '하기소(HAGISO)' & 분산형 호텔 '하나레(HANARE)' (2020.02.20.)